[불교경전입문] 32. 볏짚을 베고 누워 (不放逸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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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타와 그 제자들이 베살리(毘舍離) 마하바나(大林) 정사에 머물고 있던 때의 일이었다. 그 정사의 강당은 옥상에 첨탑이 우뚝 솟아 있었다고 하므로 당각(堂閣)강당으로 알려진다.
베살리는 밧지(跋耆)연합의 도시로 남쪽은 갠지스 강(恒河)을 사이에 두고 마가다(摩揭陀)국에 접해 있고 서쪽은 코살라(拘薩羅)국의 세력 범위에 잇닿아 있어 그 당시의 2 대 왕국 틈새에 끼어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었지만 공화정체(共和政體)를 잘 운용하여 독립을 유지하고 있었다.
어느 날 불타는 제자들을 모아 놓고 베살리 사람들을 칭찬하며 이야기했다.
“비구들이여, 이곳 사람들은 밤엔 볏짚을 베개로 하여 눕고 아침에는 일찍부터 일어나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. 그러므로 마가다국의 아자타삿투(阿闍世) 왕은 오래 전부터 이 나라를 침략하고자 노리고 있지만 아무리해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.
비구들이여, 앞으로 만약에 그들이 편한 생활에 빠져 부드러운 침상에 누워 깃털 베개를 베고 해가 뜰 때까지 자게 된다면 아자타삿투 왕은 이 나라를 침공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.”
그러나 그런 마음가짐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베살리 사람들만은 아니다. 불타는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.
“비구들이여, 지금 그대들도 역시 볏짚을 베고 자며 방일(放逸)하지 않고 힘써 노력하고 있다. 그러므로 악마가 그대들의 마음에 침입하고자 해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는 것이다.
그렇지만 비구들이여, 앞으로 만약에 그대들이 나태한 생활에 빠져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깃털 베개를 베고 해가 뜰 때까지 잠자게 된다면 악마는 당장 그대들을 침입해 올 것이다.”
불타와 그 제자들이 이루는 공동체, 다시 말해 불교 교단을 불타는 상가(僧伽)라는 말로써 부른다. 상가라는 말의 유래를 더듬어 보면 베살리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정치체제, 즉 회의에 의한 정치체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. 결국 베살리 사람들도 상가를 가지고 있었고 불타와 그 제자들도 상가의 일원으로서 살았다. 그것만으로도 ‘볏짚을 베고 자는’ 베살리 사람들의 번영이 불타와 그 제자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.
* 상가 : saṁgha. 승가(僧伽)라고 음사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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