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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처님이 된 싯달타 태자의 출가 이야기 중에서.. 덧글 0 | 조회 731 | 2014-03-23 00:00:00
봉림사  


 


 


출가를 결심한 태자는 어느 날 밤 모든 사람들이 잠든 한밤 중에 자리에서 일어났다.
그토록 시끌벅적하던 궁중은 적막했으며, 지난 밤 노래하고 춤추던 궁녀들은 여기저기 쓰러져 자고 있었다.
이를 갈거나 입을 벌린 채 침을 흘리거나 또는 이불을 걷어 차 버린 채 피로에 지쳐 곯아 떨어진 채 잠들어 있는 궁녀들의 몰골은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을 때와 너무나 달랐다.
그 모습을 본 싯달타 태자는 인간의 꾸밈없는 모습을 본 듯하여 그들이 가엽게 느껴졌다.


야쇼다아라의 침실로 간 태자는 어쩌면 다시 못 보게 될 아내와 아들 라훌라를 보면서 눈물 지으며, 내가 큰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고향 땅을 밟지 않으리라.고 다짐했다.


이윽고 바깥으로 나온 태자는 왕실의 우두머리 마부 찬다카를 불렀다.
"나의 말 칸타카를 끌어다 주게. 영원한 행복을 구하기 위해 출가를 단행하려 집을 나가기로 했네. 나는 지금 깊은 기쁨을 맛보고 있네. 어떤 강력한 힘이 내 마음을 지켜주고 있는 듯하네. 혼자 떠나지만 무엇인가 나를 지켜주는 보호자가 있는 듯하네. 나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은 좋은 기분일세. 자, 시간이 되었네. 나는 길에 오른다네. 구원으로 가는 길에, 해탈로 가는 길에..."


찬타카는 왕의 엄중한 명령 때문에 태자에게 말을 내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지만, 태자의 엄숙하고 비장한 표정을 보고서 감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.
그는 태자의 말을 끌고 왔다.


태자는 말을 어루만지며, "고상하다, 아름답다, 칸타카! 나의 길에 동행해 다오. 이 밤 나는 길을 떠난다. 너의 도움을 다오. 이 길은 외롭고 험하다. 쾌락의 길에는 많은 이들이 기꺼이 따라간다. 그러나, 쾌락과 즐거움이 없는 진리와 지혜를 찾으러 가는 길에는 한 사람의 동반자도 따라가 주지 않는 법. 사랑하는 칸타카! 너의 힘을 빌려다오. 너의 빠른 발을 빌려다오. 세상은 외롭고 험한 이 길의 동반자인 너의 이름을 기억하리라. 그리고 나는 너의 덕으로 부처가 되어 인간과 하늘 세계에 있는 중생들을 다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."
태자는 마치 친구에게 하듯 말에게 말했다. 그리고는 말등에 올라 앉았다.


말은 태자의 속마음을 안 듯이 발굽소리를 줄이고 재빠르게 움직였다.
태자는 성을 벗어나 그의 가족들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으나 마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.


아노마 강을 건너자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.
말에서 내린 싯달타 태자는 번뇌와 미혹을 끊어내듯 허리에 찬 칼을 들어 스스로 머리를 깎고 깨끗한 강물에 씻었다.
찬타카는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.


태자는 몸에 지녔던 패물을 찬다카에게 주며 말했다.
"찬다카여, 이것을 부왕께 드리고 나의 말씀을 전해다오. 세속에 대한 욕망은 없으며, 다만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길을 가노라고."
그리고 다른 패물을 주며 부탁했다. "이것은 이모님과 야쇼다라에게 가져다 주고, 내가 출가사문이 된 것은 세속을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혜와 자비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해다오."
그 때 마침 사냥꾼이 그들 곁을 지나갔다. 태자는 호화로운 옷을 벗어서 사냥꾼에게 주고 사냥꾼의 거칠고 해진 옷과 바꾸었다.


머리를 깎고 다 해진 옷을 걸친 태자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구도자의 모습이었다. 이 때 태자의 나이 29세였다.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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