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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수행자의 기도 덧글 0 | 조회 2,076 | 2009-12-03 00:00:00
명혀니  



< 어느 수행자의 기도 >




 


 


쫓기듯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.


바쁜 걸음 천천히 걷게 하시며


추녀 끝의 풍경소리 알아듣게 하시고


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.


꾹 다문 입술 위에


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


굳어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울어지는


풀밭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.


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


차 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


돌 틈에 피어난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을 가게 하시고


기왓장의 한낱 이끼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.


 


 


 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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